장자는 늘 세상을 거꾸로 바라본 철학자였다. 사람들은 이익을 좇아 분주하게 달리는데, 그는 나비의 꿈을 꾸며 묻는다.
“나는 지금 나비인가, 사람이 나비의 꿈을 꾸는 것인가?”
이 한마디는 삶의 무게를 흔들어 놓는다. 우리가 붙잡고 있는 걱정과 집착이 과연 실체일까? 아니면 잠시 스쳐 가는 꿈일 뿐일까?
현대인은 바쁘다. 오늘 해야 할 일, 남과 비교하는 마음, 놓치면 안 될 기회… 이 모든 것이 무겁게 어깨에 걸린다. 하지만 장자는 말한다. “큰 바람이 불면 억지로 날개짓할 필요가 없다.” 바람을 타면 자연스레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오늘 하루를 버텨내는 힘은 억지로 애쓰는 데서 오지 않는다. 흐름을 읽고, 그 속에 몸을 맡길 때 삶은 훨씬 가벼워진다.
장자의 철학은 도망이 아니다.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숨어버리자는 말이 아니다. 그는 세상 한가운데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마음을 가르쳐준다. 물고기가 물을 헤엄치듯, 바람이 하늘을 흐르듯, 우리도 각자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잘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를 과하게 꾸미지도 말고, 지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거기서 자유가 열린다.
혹시 오늘도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이 고개를 든다면, 장자의 나비를 떠올려 보자. 사실 인생은 어느 한순간에도 완벽하게 증명되지 않는다. 다만 순간순간의 바람을 타며 흘러가는 것, 그 자체가 삶이다.
오늘 하루, 조금은 내려놓아도 된다. 성과도, 평가도, 타인의 시선도. 바람이 불어주는 대로 걸음을 옮겨 보라. 장자의 목소리가 속삭일 것이다.
“그대는 이미 자유롭다. 다만 그 사실을 잊었을 뿐.”